공무원연금법은 2015년에 개정되었습니다.
공무원 노동단체에서는 "연금개정", "연금개혁"보다는 "연금개악"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기존보다 더 많이 내야 하고 더 적게 받기 때문입니다.
연금을 쉽게 이해하려면 지급률과 이행률을 알아야 합니다.
이행률이란 매월 급여에서 연금으로 내는 돈의 비율을 말합니다.
지급률이란 재직기간만큼을 곱해서 매월 받는 돈의 비율을 말합니다.
이행률이 높을수록 내는 돈이 많아지고 지급률이 높을수록 받는 돈이 많아집니다.
1. 이행률 (공무원연금법 제67조 제2항)
이행률은 2015년 이전에는 1개월당 7%였으나 2020년 이후 9%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금 공무원이 옛날 공무원보다 연금을 더 많이 낸다"라는 말은 사실입니다.
(국민연금의 이행률은 4.5%로 기준 급여가 같다면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2배 많은 금액을 냅니다)
이행률 7%, 최대 33년을 낼 수 있었으니 단순 계산으로 7% * 12개월 * 33년 = 2772%를 냈었습니다.
하지만 이행률 9%, 최대 36년으로 변경되어 단순 계산으로 9% * 12개월 * 36년 = 3888%를 내야 합니다.
물론 3년을 더 내는 만큼 더 받는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
이행률의 기본이 되는 기준소득월액은 개인별로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직급, 같은 호봉이라 하더라도 다를 수 있습니다.
기준소득월액은 개인별 3대 수당(성과금, 초과근무수당, 연가보상비)을 제외하고 직종 직급별 평균 3대 수당을 더하기 때문에 직종 직급이 같다면 기준소득월액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2. 지급률 (공무원연금법 제43조 제4항)
지급률은 2015년 이전에는 1년당 1.9%였으나 2020년 이후 1.7%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금 공무원이 옛날 공무원보다 연금을 더 적게 받는다"라는 말은 사실입니다.
지급률 1.9%, 최대 33년을 낼 수 있었으니 단순 계산으로 1.9% * 33년 = 62.7%를 매월 받습니다.
하지만 지급률 1.7%, 최대 36년으로 변경되어 단순 계산으로 1.7% * 36년 = 61.2%를 매월 받습니다.
3년을 더 내고도 기존보다 못 받아가는 모양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최대 기간인 36년간 납부를 했을 때이고 현재 공무원 정년퇴직은 만 60세이므로 36년을 모두 채우려면 만 24세 이전에 임용되어야 합니다. 게다가 육아휴직 등 휴직기간에 납부하지 않을 것을 예상하면 더 빨리 임용되어야 합니다.(본인의 의사에 따라 휴직기간도 납부할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2021년 인사혁신처 보도자료에 따르면 9급 공무원 합격 평균 연령은 28.6세였습니다. (2020년 29.0세)
평균적으로 31년 정도밖에 납부할 수 없다는 뜻이니 지급률은 더 낮아지게 됩니다.
참고로 국민연금의 지급률은 1.2%로 공무원연금보다 많이 낮습니다. (국민연금법 제51조 제1항)
그러나 국민연금은 납부기간이 65세까지로 더 길고 직업이 없어도 납부할 수 있으므로 45년 이상 납부하는 게 가능하며 납부기간이 20년을 초과하면 1년마다 5%를 가산하여 계산합니다. (국민연금법 제51조 제1항)
공무원연금과 똑같이 36년을 납부한다고 하면 1.2% * 36년 * (1+0.05*16) = 77.76% 지급률이 되어 공무원보다 높습니다.
지급률은 높지만 공무원연금이 납부한 돈이 2배이므로 받는 돈은 공무원이 많을 수밖에 없음)
또한 공무원연금과는 달리 부양가족에 따른 가산수당도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민연금법 제52조)
결과적으로 낸 금액 대비 받는 금액을 볼 때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월등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닙니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보다 많이 내니까 많이 받는다"가 맞는 말입니다.
지방직 공무원은 늦어도 8년 정도면 7급이 되는데 이 경우 기여금이 35만원 내외입니다.
국민연금으로 35만원을 내려면 기준소득월액이 8백만원이 되어야 합니다. 거의 연봉 1억 수준이지요.
3. 수령 개시 연령 (공무원연금법 제43조 제1항 1호)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큽니다.
1996년 이전 임용자는 만 60세 정년퇴직과 동시에 연금이 지급됩니다.
현재 임용되는 공무원들은 만 60세 정년퇴직, 만 65세 연금 지급이 시작됩니다.
아래 자료에 따라 월 276만원을 받는다고 하면 276만원 * 12개월 * 5년 = 16,560만원.
평균수명 증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1억 6천 5백만원을 적게 받게 됩니다.
게다가 퇴직 후 5년간은 연금이 없으므로 모아둔 돈을 사용하거나 경제활동을 이어나가야 하겠지요.
위 자료에서 6급 공무원으로 계산한 이유는 9급 지방공무원의 대부분이 6급으로 정년퇴직하기 때문입니다.
기초지방자치단체(시군구)에서 4급, 5급의 비율은 전체 공무원의 5% 내외라고 보시면 됩니다.
4.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과 통합되면 좋아지는 것일까?
보통 실수령 월급을 계산할 때 "4대 보험 떼고 얼마"라고 말합니다.
4대 보험이란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을 말하는데 실제로 산재보험은 근로자 부담이 없습니다.
그런데 공무원은 공무원연금, 건강보험만 냅니다. 산재와 고용이 안 들어갑니다.
공무원은 노동자로는 인정을 받아서 노동조합은 합법입니다.
하지만 공무원은 근로자로는 인정을 받지 못해서 근로자의 날에 관공서는 쉬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고용보험을 안 내고 국비교육을 못 받고 실업급여도 못 받습니다.
추가로 공무원은 퇴직금도 없습니다. (퇴직급여라고 조금 있긴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과 통합되어 일반 사기업 직원과 똑같이 4.5%의 연금을 내고 고용보험에 가입되고 퇴직금 지급이 된다면 최근 임용되는 공무원과 20년 이상 재직하지 않는 공무원은 좋아진다고 봅니다.
요즘 신규 공무원들은 이직률도 높고 합격자들 연령도 다양하기 때문이지요.
다만 옛날 공무원은 나빠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옛날 공무원과 요즘 공무원의 경계를 어디서 나눠야 할지 정확히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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