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절차 (브라질 입국 자가격리)

최근 브라질에 있는 지인이 한국에 올 일이 있다며 자가격리 절차를 알아봐 달라고 했습니다. 확실한 정보를 전해주기 위해 질병관리청(1339)으로 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질병관리청 전화번호는 평일, 주말 관계없이 24시간 운영한다고 합니다. 토요일 오후 세시쯤 전화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담당 공무원이 정말 친절하게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

 

문의 일자는 2021년 7월 3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고 있을 때로 기억합니다. 해외 입국자가 준비해야 할 것은 "PCR음성 확인서"라는 것입니다. 출발 날짜의 00시 기준으로 72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PCR음성 확인서를 국문과 영문으로 받아야 합니다. PCR음성 확인서를 발급하는 곳은 각 국가의 한국대사관에다가 지정 의료기관을 문의하시면 됩니다.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코로나19 검사를 다시 한번 하게 됩니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동안 임시 대기실에서 머무르게 된다고 전해받았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시간은 12시간이지만, 검사 즉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실제로는 12시간 이상, 얼마가 걸릴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최대 2일까지 걸릴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6세 이하인 경우 검사가 면제되지만 브라질은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공항리무진으로 광명역까지는 데려다주고, 거기서는 해외 입국자 전용 KTX를 타고 거주지역으로 갈 수 있으며 거주지역에 도착하면 가족 또는 해외 입국자 전용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인천국제공항

 

지인이 입국한 일자는 7월 21일. 오후에 도착하여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인천의 호텔을 임시숙소로 배정받았습니다. 브라질은 주요 국가로 분류가 되어 있어 6세 이하의 아이도 검사를 받고 같이 임시숙소에 머물러야 합니다. 7월 3일 문의 당시에는 주요 국가가 아니면 6세 이하 아이는 공항 검사를 면제하고 바로 자가격리로 갈 수 있다고는 했었는데 부모와 같이 온 아이의 경우 별로 의미는 없습니다. 

 

자가격리 앱

 

숙소를 배정받고 자가격리자 앱을 설치합니다. 해외 입국자뿐 아니라 자가격리자 모두가 사용하는 자가격리 앱입니다. 자가격리를 하기로 한 주소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전담공무원을 지정하는데, 의료나 보건을 전담하는 공무원이 아닌 일반 공무원이 배정됩니다. 그래서 무언가 물어봐도 잘 모릅니다. 이 전담공무원이 하는 일은 처음에 몇 가지 서류를 받고 자가격리 관련 물품을 전달하는 정도뿐입니다. 

 

 

자가격리자와 한집에 있어도 되는지 궁금하신 분이 많을 텐데, 일단 가능은 합니다. 방과 화장실을 따로 쓰라고는 하는데 화장실이 1개인 집에도 자가격리가 가능합니다.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은 안됩니다... 만, 이것을 위반한다고 해도 누가 알기는 어렵습니다. 단, 자가격리자의 동거인이 타인과의 접촉이 많은 직업이라면  업무제한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접촉하지 않기...

 

인천 국제공항의 코로나19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면 공항리무진을 타고 광명역으로 갑니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굉장히 불친절하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이유로 짐을 옮겨주거나 실어주거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인은 여자 혼자 아이 하나를 데리고 왔는데 이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굉장히 서운해했습니다.

 

해외입국자 KTX 안내문

거주지역에 도착하면 해당 지자체 공무원이 안내를 해준다고 합니다. 대중교통 이용은 불가하고 자가용 이용을 권한다고 하는데, 제가 사는 곳은 공무원(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이 집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이유로 KTX에서 집을 내릴 때, 옮길 때는 도와주지 않고 보고만 있다가 차에 실을 때만 실어줬다고 합니다. 여자 혼자 아이를 데리고 힘들어 보이니까 도와준 것 같긴 하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접촉을 하지 않는 게 맞는 듯합니다. 집에 도착해서 집 앞까지 짐만 갖다 놓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제 14일간 자가격리를 시작합니다. 기준일자는 입국일이 아닌 자가격리를 시작한 날로부터 14일입니다. 14일이 지나면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자가격리가 해제됩니다. 그리고 출국 전에 자가격리 지역에서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인천 국제공항으로 가야 합니다. 때문에 지방에서 대부분을 지낸다고 해도 수도권에 연고가 있다면 수도권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것이 귀국할 때 편리할 수 있습니다. 자가격리자 전담공무원이 자가격리 시작 및 해제에 따라 안내전화를 하고 체온계, 손소독제 등을 전달해주며 식품을 조금 제공해 줍니다.

 

 

지인은 이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코로나19로 인한 지금과 같은 조치가 해제되기 전까지 다시는 한국에 못 올 것 같다고 합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의 종말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