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것저것

사회초년생, 자동차를 산다는 것.

by 노비365 2021. 5. 20.
반응형

자동차는 자산일까요? 아니면 소모품일까요? 은행에서는 자동차도 자산으로 보고 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소모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는 절대로 가격이 오르지 않거든요.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치품의 일종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다"라는 광고도 있었고요. 차를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 때문에 감당하지 못하는 고급 차를 사고 빚쟁이로 전락하는 카푸어라는 말도 생겨났죠.

 

그럼 어떤 차를 언제 사야 하느냐? 정답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차를 소유하고 운전을 하는 것 만으로 본인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건 사야한다고 봅니다. 행복과 바꿀 가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차를 살 돈으로 다른 행복을 만들 수 있다면 굳이 살 필요는 없겠지요. 

 

교통이 엄청나게 불편한 시골에 사는 경우에 차는 거의 필수품입니다. 돈으로 시간을 살수는 없지만 시간을 아낄 수는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자동차가 그런 경우에 속하죠. 또는 직업에 차가 꼭 필요하다면 이건 선택사항이 아닌 것이죠. 저는 시골에 살기도 하지만 출장때문에 차가 필요한 직종이라 차가 꼭 필요합니다. 

 

제가 타는 차는 2016년에 중고차로 사왔습니다. 2015년식 준중형이고 주행거리가 4천이 채 안되는 무사고차량이라고 해서 냉큼 사왔습니다. 신차기준 25%정도 저렴했거든요. 

 

차값과 등록세, 취득세를 해서 18,095,000원을 지출했습니다.  나중에 등록세, 취득세 차액 259,310원을 돌려받았습니다. 중고차는 개별소비세가 없죠. 17,835,690원이 들어간 셈입니다. 여기에 보험료는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당시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모아둔 돈이 없어 2천만원짜리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서 차를 샀었더랬습니다. 사회 초년생은 아니었지만 통장은 제로에 가까웠으니까요. 그렇다면 사회초년생이 차를 타고 유지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사회초년생.  자동차에 욕심도 관심도 없는 경우 경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회초년생의 차로 유명한 아반떼 신차 기준으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최고트림을 사자니 소나타를 사는 게 나을 것 같고 낮은트림을 사자니 옵션이 아쉽고 고민하다 최고 바로 아래 트림을 고릅니다. 차값이 거의 2천만원이네요. 그런데 현대차는 옵션선택이 폭의 크지요. 하이패스도 있어야겠고, 네비게이션도 있어야겠고, 여름에 더우니까 통풍시트도 넣고 뒷자석에 태울 사람들 추우니까 열선도 넣어주고, 오픈카는 아니어도 썬루프정도는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넣고. 이러다보면 3백만원이 넘게 나옵니다. 그래서 2천만원짜리 차가 2,300만원이 되었습니다.

 

신차는 개별소비세가 붙습니다. 차값의 5%나 됩니다. 가끔 소비 촉진을 위해 개소세 인하 정책이 나올 때가 있는데 현재 개소세 인하로 3.5%만 내면 되지만 다음달이면 끝납니다. 2300만원의 5%는 115만원입니다. 자동차를 취득했으니 취득세를 내고 이를 등록해야 하니 등록세도 내야 합니다. 이를 합쳐 취등록세는 차값의 7%입니다. 161만원입니다.

 

자동차세라는 직설적인 이름의 세금도 있습니다. 아반떼는 1600cc로 cc당 140원을 내야 합니다. 연간 224,000원입니다.

자동차세를 낼 때 지방교육세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왜 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동차세의 30%를 냅니다. 연간 67,200원입니다. 아반떼급의 자동차세는 1년에 두번 부과되는데 연ㅊ에 한번에 내는 경우 10%정도 할인을 해줍니다. 작년까지는 10%였는데 올해부터는 1월 중반에 내니까 11개월치보다 조금 많이 해주더라구요. 계산하기 쉽게 10%라고 잡고 연납한다치면 자동차세는 26만2천원이 나옵니다.

 

수도권에서는 연간 1만5천 킬로미터에서 2만킬로미터를 탄다고 합니다. 연간 1만 5천킬로미터로 계산해봅니다. 현재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1,500원정도입니다. 현대자동차 홈페이지에서 아반떼 가솔린 1.6 복합연비 15.4km/L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시내주행에서는 차가 하나도 없어서 막힘이 없다 해도 이 연비 절대 못뽑을 것 같은데 일단 그렇다고 쳐봅니다. 1,500원 × 15,000km ÷ 15.4km/L = 연간 146만원정도 나옵니다.

 

연간 1만 5천킬로미터를 탄다면 엔진오일 두번은 갈아줘야 합니다. 연간 10만원 잡습니다.

 

새차니까 세차도 해야겠지요.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비싼 재산이 차일텐데 자동세차기엔 차마 넣을수가 없습니다. 손세차를 맡기면 2~3만원나옵니다. 결국 셀프세차장 가서 1만원정도로 해결해봅니다. 겨울빼고 연간 10번 간다치면 10만원 나옵니다.

 

윈도우와이퍼, 에어컨필터, 워셔액 정도는 셀프로 갈아야 합니다. 와이퍼는 싼거 사서 자주갈고 워셔액은 연간 4리터정도, 에어컨필터는 인터넷으로 대량사면 개당 3~4천원 합니다. 이렇게 하면 연간 2만~3만원 듭니다.

 

최초 출고 후 4년째에 자동차검사를 받고 이후 2년에 한번 받아야 합니다. 6만원정도 드니 연간 3만원 잡습니다.

 

다음은 대망의 보험료입니다. 고졸, 전문대졸, 대졸, 군필여부에 따라 사회초년생의 나이는 각각 다르겠지만 평균치로 20대 중반이라 가정하겠습니다. 20대 중반이 처음으로 보험을 드는 경우 자차 포함해서 200만원 전후로 나옵니다. 부모님 명의로 차를 사서 가족지정 1인으로 보험을 들면 그나마 저렴하게 나오긴 합니다. 80만원정도 잡아둡니다.

 

이걸 다 합쳐봅니다. 

차구매비용 : 차값 2,300만원+세금276만원 = 2,576만원

연간유지비 : 주유146만원+엔진오일10만원+세차,소모품13만원+검사비3만원+자동차세26만원+보험료80만원 = 278만원

 

빠진것 : 썬팅, 방향제, 실내장식, 대시보드커버, 차량매트, 방석 등등 추가비용 들어감

           자동차세는 연식이 될수록 조금씩 내려감, 보험료도 나이가 들수록 점점 내려감

           수리비용이나 타이어나 브레이크패드, 미션오일같이 교체주기가 긴 부품값은 계산하지 않았음.

           신차 현금구매 기준. 할부구매 시 할부수수료 등 추가 지출 발생함

           출퇴근에 고속도로를 지나는 경우 통행료 따로 계산해야함

 

요즘 자동차는 품질이 좋아서 30만킬로미터도 쓸수있다고는 하는데 보통 신차를 산 사람들은 10년정도 타거나 20만~25만킬로미터를 타면 팔고 새차를 삽니다. 아반떼도 10년을 탄다고 가정한다면 연간 257만원씩 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10년 뒤 중고차를 팔면 조금은 되돌아오겠지만요. 대략적으로 아반떼 신차를 사서 굴리면 연간 500만원 이상이 소모된다 볼 수 있습니다. 대신 대중교통은 안탈테니 대중교통비는 덜나오거나 안나오겠지요.

 

자동차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품인 경우가 있습니다. 직장에 대중교통 출근이 안된다거나, 외근을 주로 하는 직업이라거나, 아니면 시골이라서 대중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시간낭비가 심하다거나...이런 경우에는 차를 무조건 사야 하겠지만 굳이 새 차를 사야 하는지, 어느 수준의 차를 사야하는지 깊이 고민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2016년에 1800만원 가까이 주고 산 제 차는 지금 중고시세 조회 시 700만원이 나옵니다. 5년간 1100만원을 까먹은 것이죠. 그 전에 타던 경차는 2011년 3월에 1100정도에 사서 2016년 10월에 500에 팔았습니다. 심지어 침수이력1건, 보험사고 3건이 있었는데도 딜러가 그가격을 쳐주더라구요. 똑같이 5년가량을 탔는데 사라진 비용은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이는 고배기량 차량으로 갈수록 더 심해집니다. 제가 새차로 샀더라면 감가율은 더욱 커졌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는 자본과 노동이라는 두 축이 있는데 대부분 노동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자는 자본가입니다. 부자의 기준이 재산 얼마 이상이라고 못박힌건 아니지만 누군가 말하기를 "일을 안해도 재산이 증가하면 부자다"라고 하더군요. 돈으로 돈을 버는 건물주라거나, 투자자들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노동자는 부자가 되기 어렵죠. 처음부터 자본이 있는 경우는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의 영향이지 내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우리는 비록 노동자로 시작하지만 자본가가 되어야 합니다. 자영업을 하거나 사업체를 차리는것만이 자본가가 되는 길은 아닙니다. 우리는 투자를 해서 자본가가 될 수 있습니다. 투자를 하려면 자본이 있어야 하고 자동차 살 돈을 아껴 투자하는 것 또한 하나의 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투자라고 해서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넣는것 만이 투자는 아닙니다.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배우는 것도 투자입니다. 저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부동산 투자를 무조건 하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투자를 하건, 하지 않건 공부해서 알아 둘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명한 소비를 하여 노동자에서 벗어나 자본가가 되시기 바랍니다.

 

반응형

댓글